● 개천벽지(開天闢地)는 중국의 창조 신화로서 세상 창조 신화인 '반고 신화'와 인간 창조 신화인 '황제 신화'가 있다.
- 반고 신화
"아주 먼 옛날, 이 세상은 검고 흐린 모습의 하나의 알로 이루어져 있었다. 그 안에 한 사람이 웅크리고 있었으니 그가 바로 반고이다. 깜깜한 알 속이 싫었던 반고는 어느 날 알을 깨어버렸다. 이때 알 속에 있던 무거운 것들은 가라앉고 가벼운 것들은 위로 치솟았다. 하지만 다시 무거운 것들과 가벼운 것들이 모여 혼돈의 상태로 가려고 하자, 반고는 자신의 두 다리와 두 팔로 무거운 것들과 가벼운 것들을 떼어놓기 위해 애를 썼다. 반고의 키는 하루에 한 자씩 자랐으며, 이에 따라 하늘과 땅이 점점 멀어지게 되었다."
반고가 울 때 그의 눈물은 강이 되고, 숨결은 바람이 되었다. 목소리는 천둥, 눈빛은 번개가 되었다. 그가 기쁠 때는 하늘도 맑았고, 슬플 때는 흐려졌다. 이렇게 애를 쓴 것이 무려 18,000년이었고, 무거운 것과 가벼운 것이 서로 9만리의 거리의 거리로 멀어지자 드디어 반고는 혼돈을 막았다고 안심하며 대지에 누워 휴식을 취했고, 그 상태로 죽게 된다. 그가 죽을 때 두 눈동자는 태양과 달이 되었고, 사지는 산, 피는 강, 혈관과 근육은 길, 살은 논밭, 수염은 벼로 피부는 초목이 되었다. 또한, 반고가 죽을 때, 그의 몸에서 생겨난 구더기가 바람으로 만나 인간이 되었다.
이렇게 세상이 만들어졌다.
반고 신화는 일반적으로 중국의 창조 신화로 인정되고 있으나, 이에 대한 의문도 상당하다. 가까운 한국과 일본의 신화에 비해 규모가 크고, 흡사 그리스 신화의 거인을 연상하게 되는 반고의 모습도 주변국의 신화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 첫 인간이 죽어 그의 시체가 세상을 이루었다는 신화는 메소포타미아 문명권(서아시아 지역)에서 많이 발견된다.
반고 신화가 처음으로 등장한 것은 중국의 삼국 시대이며, 오나라의 문헌에서 등장한다. 이에 대해서는 두 가지 설이 있다. 첫째는, 오나라에 복속된 소수민족의 신화를 오나라가 차용하여 자신들의 정당성을 유지하려 했다는 설이다. 두 번째 설은 인도와 서아시아 신화가 동남아를 거쳐 중국 서남부에 유입되어, 전란으로 고통받는 백성들이 반고 신화를 만들어냈다는 것이다.
º 여와
여와(女媧)는 중국 신화에서 인간을 창조한 것으로 알려진 여신이다. 복희와 남매로 구전된다. 뱀 모양의 복회와 여와가 서로의 꼬리를 틀고 있는 모습이 화상석(畵像石) 등에 새겨져 있다. 여와(女媧)라는 단어는 여성 여신(女神)을 나타내는 단어이기도 하다.
회남자(淮南子)에 따르면, 태고 하늘에 4개의 기둥이 부러지자, 대지는 갈라지고 화재와 홍수가 발생했다. 맹수와 괴조(怪鳥)가 횡행하여 사람들을 괴롭혔는데, 이때 여와가 5색으로 빛나는 돌을 녹여 하늘의 구멍 뚫린 부분을 메웠다고 서술되어 있다.
풍속통의(風俗通義)에는 여와가 황토로 사람을 만들고, 결혼제도를 만든 것으로 서술하고 있다. 여와의 사당에 가서 빌면 결혼도 할 수 있고 자식도 낳을 수 있다는 믿음이 있다고 한다.
복희여와도는 천지창조 신화에 등장하는 남신 복희와 여신 여와를 주제로 한 그림이다. 한(漢)나라 때의 돌에 새긴 그림, 당(唐)나라 때의 채색한 비단 그림, 아스타나 무덤에서 발견된다. 복희와 여와는 상반신은 사람 모습을 하고, 각각 손에는 창조의 상징물인 구부러진 자(曲尺)와 컴퍼스를 들고 있다. 몸을 꼬고 있는 모습은 세상의 조화와 만물의 생성이 초래됨을 나타내고 있다.
남신 복희와 여신 여와의 모티프는 인도나 서아시아의 메소포타미아에서도 발견되고 있다. 복희, 여와라는 테마가 중국이 아닌 남방 문화에 의해 형성되어 중국으로 전해 내려왔다는 학설도 있다. 중국의 소수 민족들도 여와를 신으로 모시는 풍습이 있다. 투르판 아스타나(阿斯塔那)의 묘실 천정에 부착되어 있었던 복희여와도는 중국 내륙에서도 출토된 예가 없다.
복희와 여와의 이야기는 세계 곳곳의 인간 탄생 신화와 유사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여와가 흙으로 사람을 빚어낸다는 이야기는 그리스·로마 신화의 프로메테우스가 강물에 흙을 반죽해 사람을 만들었다는 내용, 성경에서 하느님이 진흙으로 사람을 만들고 코에 생명의 입김을 불어 넣었다고 한 내용과 닮았다. 홍수 이야기는 그리스·로마 신화의 데우칼리온 부부 이야기, 성경에서의 노아의 방주 이야기와 닮았다. 여와 신화는 실제 역사라기보다는 신화로 이해되고 있다.
- 황제 신화
반고 신화가 세상이 어떻게 창조되었는지를 보여준다면 황제 신화는 인간 창조 과정을 그리고 있다. 황제 신화는 삼황오제에 등장하는 황제와 상변(上騈), 쌍림(雙林), 여와(女媧)라는 네 신이 흙에서 인간을 창조했다는 것이다.
네 신은 인간을 만듦에 있어 역할을 나누었다. 상변은 눈, 코, 입, 귀를, 쌍림은 손발을 만들고, 황제는 가장 중요한 남녀의 성기를 만들었다. 여와는 이런 작업을 마무리하는 역할이었다. 여와는 앞선 세 신이 만든 인간을 정성껏 빚어 완성했으나, 작업이 계속되자 싫증을 느껴, 대충 진흙 속에 새끼줄을 휘저었다가 끝에서 떨어진 것으로 인간을 완성했다.
인간 창조를 어느 정도 마친 네 신은 인간에게 천명을 부여하고, 스스로 번식할 수 있도록 혼인제도를 만들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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